박근혜 대통령이 22일 오후(현지시간) 칠레 산티아고 대통령궁에서 열린 협정서명식에 앞서 미첼 바첼레트 칠레 대통령으로 부터 서명식에 사용되는 펜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칠레를 방문해 미첼 바첼레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면서 '닮은꼴' 여성 정치지도자 간 만남이라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박 대통령은 2012년 대선에서 승리하며 한국 최초 여성 대통령이자 동북아시아 최초 여성 정상이 됐고, 바첼레트 대통령도 2005년 칠레 대선에서 승리하며 칠레뿐만 아니라 남미 첫 여성 대통령에 오른 인물이다. 아시아와 중남미를 대표하는 여성 정치지도자끼리 첫 공식 회담을 한 셈이다.-23일 <매일경제>박근혜 대통령 - 바첼레트 대통령…닮은꼴 두 여걸의 만남

 

이 기사는 다음과 같이 이어집니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이 부하가 쏜 흉탄에 목숨을 잃었고, 바첼레트 대통령 선친도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군사쿠데타 당시 부하들에게 모진 고문을 당해 숨지는 등 두 정상 모두 부친을 잃은 충격이 있다는 점도 비슷하다"라고

 

<연합뉴스>는 같은 날 "두 정상의 공통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나이는 바첼레트 대통령이 1951년생으로 64세, 1952년에 태어난 박 대통령이 63세로 비슷한 또래이다."고 보도했습니다. 다른 언론들도 바첼레트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이 닮은 꼴이라고 전하기 바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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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과연 두 대통령은 닮았을까요? '여성'이라는 것 빼고는 닮은 부분이 전혀 없습니다. 아래는 서울대 이진석 교수가 <경향신문> 27일자 '정동칼럼'에 쓴 '두 대통령 이야기' 참고해 정리한 내용입니다.

 

 

'독재자 딸' 박근혜 & '군사독재정권에 저항'한 바첼레트

 

젊은 시절, 군사독재정권에 저항하다 국외로 추방돼 망명 생활을 했습니다. 공군 장성 출신인 그녀의 아버지는 군사 쿠데타에 반대하다가 형무소에서 고문을 받아 사망했습니다.-바첼레트 대통령

 

초등학교 시절부터 18년 동안 대통령 관저가 자신의 집이었고, 몇 년 동안 ‘영부인’ 역할을 대신했습니다. 군사 쿠데타로 집권한 그녀의 아버지는 안가에서 파티를 하던 중에 심복 부하의 총에 맞아 죽었습니다.-박근혜 대통령

 

 

집권한 뒤, 내각을 남녀 동수로 구성했습니다. 자신과 그녀의 아버지가 군사독재정권의 피해자였지만, "증오를 거꾸로 돌리는 데 내 삶을 바치겠다"며 국민의 상처를 보듬고, 가해자를 용서했습니다.- 바첼레트

 

권력기관의 수장과 정부 요직을 특정 지역과 계파 출신으로 채웠다. 그녀의 아버지가 일으킨 군사 쿠데타는 구국의 혁명이었고, 헌법을 부정한 인권 유린은 불가피한 조치였다며, 자신의 상처를 보듬고, 아버지를 용서했습니다.-박근혜

 

'국립보육시설 3500개 개설' 바첼레트 & '보육비는 지방정부'가 박근혜


첫 번째 임기 동안 무려 3500개의 국립 보육시설을 만들었습니다. 하루에 2.5개꼴입니다. 그 덕분에 여성은 일을 할 수 있게 되었고, 미혼모는 학교에 다닐 수 있게 되었습니.-바첼레트

 

아이 키우는 것을 국가가 책임지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임기 첫해부터 보육비용을 지방정부의 부담으로 떠넘겨 소란을 일으키더니, 그 후에는 아이들 점심밥을 먹이는 것과 아이들 돌보는 것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국민을 몰아세웠습니다. 그녀의 임기 2년 동안 290여개의 공립 보육시설이 늘어났다. 그러나 이조차도 대부분은 중앙정부가 아닌 지방정부 노력 덕분입니다. 대통령 덕분이 아니라는 말입니다.-박근혜

 

'공교육 위해 법인세 인상' 바첼레트 & '반값등록금 사실상 폐지' 박근헤

 

한 대통령은 무상교육과 공교육 강화를 위해 법인세를 인상하겠다고 공약했습니다. 선거기간 내내 재계의 반발이 계속됐지만, 그녀는 취임 20일 만에 이를 위한 법안을 발표했습니다. 몇 달 후 이 법안은 의회를 통과했습니다.-바첼레트

 

고교 무상교육과 대학 반값 등록금을 공약했습니다. 이것을 증세 없이 실현하겠다고 장담했습니다. 취임 3년차에 접어든 지금, 고교 무상교육 공약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반값 등록금 공약도 사실상 폐기됐습니다. 그리고 ‘증세 없는 복지’는 ‘복지 없는 증세’로 둔갑했습니다.-박근혜

 

 

박근혜와 바첼레트를 닮았다고? 한 마디로 어치구니 없는 비교다. 비교 불가다



두 차례의 임기 동안 두 번의 지진을 겪었습니다. 수백명의 국민이 사망했고, 수십만채의 주택이 파손된 대형 재난이었습니다. 그녀는 지진이 발생한 새벽 시간에 본인이 직접 나서서 국민에게 상황 설명을 했고, 날이 밝자마자 여진이 계속되는 피해지역으로 달려가 복구 활동을 이끌었습니다. 그 와중에 지진해일 경보가 발령되어서 주민들과 함께 대피하는 위험천만한 상황도 감수했습니다. 위기 상황에서 그녀의 리더십은 빛을 발했고, 국민은 안정을 되찾았습니다.-바첼레트 대통령

 

'지진 지역에 직접 찾아 복구 활동' 바첼레트 &  '7시간 부재' 박근혜

 

수백명의 학생이 억울하게 수장되는 국가 재난을 겪었습니다. 그러나 촌각을 다투던 사고 발생 초기에 그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정부는 컨트롤타워 없이 우왕좌왕했고, 관계 부처와 기관은 책임 회피에 급급했습니다. 자식이 죽은 진상을 밝혀달라는 유가족의 호소는 지금껏 외면당하고 있습니다. 위기 상황에서 정권의 민낯이 드러났고, 국민은 국가가 나를 지켜줄 것이라는 믿음을 잃었습니다.-박근혜

 

이래도 두 사람이 정말 닮았습니까? 그러니 기레기라는 소리를 듣는 것입니다. 박근혜는 바첼레트와 결코 비교할 수 없습니다.

 

인서체가 바라는 사람사는 세상'에 초대합니다.